[마켓인사이트] VIG의 3가지 비책…하이파킹 투자 3배 '잭팟'

입력 2020-01-06 17:24   수정 2020-01-07 02:20

마켓인사이트 1월 6일 오전 5시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 이철민 대표는 2015년 주차장 관리업체 하이파킹을 보유하고 있던 하이이노서비스의 윤형관 대표를 만났다. “하이파킹 지분을 매각해 달라”고 요청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당시 주차장 관리업계는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경쟁 업체들은 매년 두 자릿수의 가파른 성장을 했다. 하지만 하이파킹은 업계 1위였음에도 2010년부터 5년간 연평균 매출이 0.1%씩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4년 매출은 296억원이었지만 순이익은 8억원으로, 순이익률은 2.7%에 불과했다.

윤 대표의 지분 매각 결심을 얻어낸 VIG파트너스는 2016년 5월 하이파킹 지분 83.3%를 270억원에 인수했다. 하이파킹이 저성장 침체기를 끝내고 재도약에 나선 시발점이었다.


효율적 영업으로 점유율 높여

VIG파트너스는 하이파킹을 인수하자마자 업계 최고 전문가로 경영진을 교체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호주 윌슨그룹아시아가 보유한 주차장관리 업체 윌슨파킹코리아의 박현규 부사장을 대표로 영입해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겼다. 박 대표는 윌슨파킹코리아 초기부터 회사를 이끌며 성장을 주도한 경험이 있었다.

하이파킹 경영을 맡기기에 적임자라고 VIG파트너스는 판단했다. 안정적 조직 관리를 위해 일진머티리얼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공인회계사 출신 조석민 씨를 새 CFO로 영입했다.

새 경영진을 맞아들인 하이파킹은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여의도, 강남권, 중구 종로 등 서울의 3대 업무 지구 내 주요 오피스 빌딩 공략에 집중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업무 혁신도 병행했다. 주차장 관리 시스템을 무인화해 인건비를 줄이는 동시에 24시간 연중무휴로 주차 설비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주차장 사고 관련 보험도 들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 불편 사항을 즉각 처리해 불만도 최소화했다. 하이파킹 관리 주차장이 인수 전 80여 개에서 2018년 말 172개까지 급증한 비결로 꼽힌다.

추가 M&A로 2위와 격차 벌려

VIG파트너스는 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볼트온’ 전략도 활용했다. 69개 주차장을 관리하며 연 180억원 안팎의 매출을 거두던 업계 4위 윌슨파킹코리아를 인수 ‘타깃’으로 결정했다.

하이파킹과 사업 모델이 비슷한 데다 박 대표가 내부 사정을 잘 알아 합병 후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VIG파트너스는 윌슨파킹코리아와 협상을 거쳐 2018년 말 지분 100%를 인수했다.

VIG파트너스는 2019년 초 하이이노서비스가 보유하던 하이파킹 잔여 지분 16.7%를 추가 인수해 하이파킹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어 하이파킹과 윌슨파킹코리아를 합병시켰다. 합병 이후 하이파킹은 241개 주차장에 8만483면의 주차 면수를 보유한 압도적 1위 사업자가 됐다.

세 배 차익 내고 매각

하이파킹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주차대행서비스 운영사업을 수주해 지난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등 사업 영역도 꾸준히 확장했다. 인수 첫해인 2016년 310억원이던 하이파킹 매출은 2018년 705억원, 작년 820억원(추정치)으로 급증했다.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하이파킹 매각에 나섰다. 작년 8월 렌터카 예약중개 플랫폼 사업자인 휴맥스 및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최종 인수후보자로 낙점했다. 휴맥스 컨소시엄이 인수하면 하이파킹을 ‘멀티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VIG파트너스는 하이파킹 매각 대금으로 총 1700억원을 받았다. 투자 원금 500억원 대비 세 배가 넘는 금액이다. 연평균 투자수익률(IRR) 39.3%를 달성했다. 이철민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선진국에서 주차장 관리 사업이 전문업체 중심으로 재편됐던 현상이 국내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하이파킹 투자를 했는데 예상이 적중했다”며 “한국의 주차장 관리 사업은 모빌리티 공유경제의 성장과 맞물려 추가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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